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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교육의 기회를 잡다, 십리대숲 대나무부채로부터
작 성 자 : 웹진담당자 작 성 일 : 2018-05-01 조 회 수 : 4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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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교육의 기회를 잡다
십리대숲 대나무부채로부터


평생직장을 하직하고 나온 사람들, 나이나 경력이나 시간 활용이 어중간한 회색지대에서 방황하는 사람들, 이들을 설레게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능력? 적성? 성취감? 이건 너무 거창하다. 
마땅히 콕 집어서 말할 수 없는 자신의 수준과 적성에 맞는 무언가가 있었다고 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애당초 전문가 양성과정이라는 것에 회원들은 끌린 것인지도 모른다.

울산은 십리대밭이 유명하다. 강을 따라 늘어선 대나무 덕분에 관광객이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나무를 가꾸는데 꼭 필요한 것이 간벌이다. 솎아낸 대나무를 활용할 방법을 찾는 것이 단초가 되었을까. 물론 베이비부버 세대 또는 여성 인력의 활용에 따른 제도적인 차원이기는 하지만.
울산 중구의 특산품인 태화동 십리대숲 대나무를 활용한 특별 평생학습 강좌 '십리대숲 부채만들기 전문가 양성과정' 이 작년 4월에 개설되었다. 
이 과정은 지역특산품인 십리대숲 대나무를 활용해 지속적인 활동이 가능하도록 마련된 과정이었다. 
더도 덜도 말고 12명, 연필 묶음 같은 한 다스의 학습자들이 중구 평생학습관에서 총 6주 동안 전통부채의 이론과 실기를 교육받았다. 
대나무 생육의 특징, 간벌 및 부채 종류, 대살 만들기, 한지의 특색 등에 대한 이론 수업, 그리고 대나무 자르기와 댓살 쪼개기부터 체계적으로 배웠다. 수제 부채 만들기 전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특수강좌였다고 할 수 있다.


 ▲ 종갓집예술창작소 전경

강사는 전국 최초의 부채박물관을 건립한 전북 지역의 부채 공예가 김명균(광주 청라공예사대표) 장인이다. 일류강사를 초빙하여 밀도 있는 수업을 받게 되는 것은 파격적인 대우라고 할 수 있다. 
강사와 함께 태화강 십리대숲을 방문하여 직접 대나무를 잘라서 쪼개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동남아의 무른 대나무에 비해 겨울을 이겨낸 단단한 태화동 십리대나무가 월등히 품질이 좋은 것은 물론이다. 
자투리 남기는 것도 아까워 다육이 화분을 만들거나 하다못해 귀이개를 만들어 회원끼리 나누어 사용하는가 하면 대나무 가닥을 으깨어 먹을 찍어 붓으로 사용하는 기발한 발상도 서슴치 않았으니 지역 특산품에 대한 애정이 얼만큼 깊었는지 알 수 있다. 
만약 대나무 재료를 다른 곳에서 구했더라면 회원들의 반응은 지금과는 분명 달랐을 것이다. 
중구 평생학습관에서는 향후 대나무를 이용한 공예품을 제작하고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심화학습을 추진토록 할 예정이며 상황에 따라 2기 학습자를 양성해 규모를 확장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
중구청 관계자는 '모든 참여자들이 과정을 수료한 뒤 종갓집 예술창작소에서 수제 대나무부채를 제작 판매함으로써 관광객에게 또 하나의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2기 학습자 양성으로 수제대나무 부채가 중구의 특산품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모시자르기 작업 모습과 작업실

지원을 받는 대신 회원들에게 과제가 던져졌다. 대나무부채를 만들고 특산품으로 판매하기 위해서 공동작업과 역할분담을 해야 했다. 
태화강에서 펼쳐지는 행사에 맞춰 프리마켓 컨테이너 박스를 지원받아 판매해야 하는 것이다. 당연히 걱정과 고민이 생길 수밖에 없다. 집중교육이라지만 손에 익지 않은 기술로 만들어 판매 한다는 건 회원들에게는 압박으로 남을 수 있다. 어찌되었건 부딪쳐야 하는 것이 맞다. 회원들은 대를 자르고 깎아서 기초 준비를 하고,  풀을 바르고 마무리 하는 과정 중에, 과연 누가 이것을 사가겠나 하는 자탄이 나왔다. 
궁즉통인가. 한지에 그림이나 물감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이야기를 하다가 결국 기업의 프리젠테이션 같은 분위기로 돌아섰다.
그동안 드러내지 않았던 개인의 내력이 쏟아진 것이다. 켈리그라피를 부채에! 민화를 부채에! 압화를 부채에! 한지공에 기법을 부채에! 지향하는 것도 직업도 모습만큼 다양했다. 회원의 일원인 현직 수학선생님이 총무를 맡아서 재료구입 등을 담당하였다. 
부채로 만났지만 각자가 갖고 있던 재능을 나누면서 벅차도록 들뜬 시간들이었다. 열정! 그러나 자율적인 만큼 일의 능률에 따른 상호간의 조율 과정이야말로 넘어야 할 과제가 아닐까 하는 염려를 해 본다.  


 ▲ 모시자르기 작업 모습과 작업실

12명의 학습자 전원이 평생교육 과정을 수료하고 '십리대숲 부채협회' 라는 동아리를 결성하여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지 1년. 
회원들의 열성으로 '종갓집예술창작소'에 작업실을 마련하였다.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이들은 어떻게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는지 공동 작업실인 '종갓집예술창작소'를 방문 하였다. 
복합문화공간 종갓집예술창작소는 울산의 문화중심 문화의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은 시민과 지역의 예술인들이 어우러져 일상속에서 예술을 표방한 복합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다. 

오늘 작업은 서울 동대문 시장에서 구입한 모시를 자르는 중이었다.
성수기에는 부채를 만들지만 비수기에는 아이디어 개발이라고 할까 모시에 초충도를 그려서 벽걸이용 족자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작년에 비해 다양하고 독특한 부채들이 회원의 손을 거쳐 완성되었다. 


 ▲ 작업실에 완성되어 걸린 부채들 
 
언제라도 시간이 되는 회원들은 수시로 작업실에 와서 일과를 보내지만 매주 화요일 2시에 그들은 만난다. 부담 없이 교육을 받고 자기 적성을 개발하여 발전하는 모임이 더할 나위 없이 흡족하다고 했다. 그러나 관심이 없는 건지 홍보가 안 되는 것인지 의외로 이런 제도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 판매되는 부채의 진열모습

올해도 국내의 명인을 초빙하여 부채만들기 교육을 하고 있다. 
또한 동아리 회원이 평생교육원에 격월로 4주씩 부채만들기 강의를 나가는 등 다방면으로 활성화중이다.

대나무를 쪼개어 부채 살을 만들고 한지를 발라 무늬를 입힌다. 
이런 과정을 거쳐 수제부채로 탄생한 의젓한 명품(?)은 ‘종갓집창작소’ 판매대에 진열되었다. 지역특산품으로써 가치를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십리대숲 대나무부채협회’ 회원들이 명품이 될 날도 가늠해 본다. 

평생교육이 수료와 습득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은 진정한 ‘평생’교육의 참 된 점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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